to HURUKKU7

  정확히 누가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는 잘 가늠이 안되시죠? 적어도 본인이 평소에 가지고 살던 생각이 욕먹을만한 수준인건 인지하고 있을거라 믿습니다. 걸음마 뗄 때부터 배운 밥상머리혐오가 이래서 무섭습니다. 앞뒤잴것 없이 바로 튀어나오는 생각이 그정도 수준인 거죠.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보통 다른 지역에서는 그런 생각 자체를 안합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은 호불호가 갈릴만큼의 인물이 아니며 그들의 명암을 이해하지도, 감싸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경상도만 그렇게 해요. 오직 경상도만이요. 이래서 경상도의 밥상머리 전라도 혐오가 소름끼치는 겁니다. 출신지가 치부가 되니 기분이 어떠신가요? 평생을 경상도에서 사신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생각 이상으로 전라도는 경상도에 관심이 없습니다. 명절에 모이면 누구 하나 잡아서 욕하다가 근데 가가 전라도란다… 이런 얘기 안해요. 그러니 경상도 사람(특히 젊은 여자)이 말하는 ‘난 전라도 좋아 광주 좋아’가 이상한 말이 되는 겁니다. 남의 출신지에 호오를 왜 님들이 맘대로 판단내립니까. 님이 보고 자란 사람들은 전라도 싫어하는 친일보수이니 그것과 반대로 가려면 전라도 좋아라고 하는게 맞겠죠. 근데 호남사람이 보기에는 그 발언 자체가 이상할 겁니다.


 수구꼴통의 밭이라는 경상도에서 외롭게 피어난 진보세대인 나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거 압니다. 본인이 주변사람들에 비해 정치적으로 올바른 방향에 서있다고 생각하고 있으실 거고 실제로도 그런 것이 맞습니다. 님은 현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어있는 세대인 2030여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세대가 주류인 트위터 안에서는 다른곳에 비해 PC함의 평균치가 높음을 의미합니다. 님은 평소에 생각해오던 ‘민주시민으로서 꽤 괜찮은 사람인 나’에게 가지는 자부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님이 피나는 노력과 끊임없는 정보의 습득으로 얻은 시민의식을 누군가는 그냥 타고 태어나기도 합니다. 그게 지금 님이 혐오하는 호남사람들, 특히 지금 님 글을 보고 있을 호남의 젊은 여성들입니다. 그게 님과 그들의 수준차이예요. 걸음마 뗄 때부터 전라도 혐오를 가르치는 경상도와 달리 호남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날카롭게 직시하는 곳입니다. 그런 도시에서 자란 호남 여성들은 님의 위선을 뭐라고 생각할까요? 님이 괜찮은 사상을 가진 사람이 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유는 그냥 그래 보이고 싶은 겁니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전 세대를 아울러 가장 진보적이며 친환경적이고 민주적이고 똑똑합니다. 님은 그냥 거기에 편승해서 나는 꽤나 시민의식 높고 도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되뇌이고 싶은 것 뿐입니다. 근데 님은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 아니예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님은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는 한 호남사람들이 당하는 혐오에 절대로 힘을 실어주는 얘기를 해서는 안되고 님은 그 기준을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적어도 창단부터 정치와 깊이 관련되어 있는 프로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팬이라면 프로야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여전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도는 아셔야 한다고 봅니다. 님에게 호남혐오는 그냥 폰끄고 눈감으면 사라지는 것들이고 누군가는 대놓고 눈살 찌푸려지는 말을 늘어놓을때 그를 제지하며 본인의 PC함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정도겠죠. 그렇게 해 보셨어요? 그렇게 하면 뿌듯하시죠? 근데 그 뒤에는 어떤 수치스러운 말을 들어도 절대 아무말 못하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그게 지금 호남 사람들의 사회적 위치입니다. 님이 살아가며 어떤 커리어를 쌓든, 어떤 사회적 위치에 오르든, 어떤 외모를 가졌든 님은 여자라서 평생 여성혐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남 사람들은 평생 호남혐오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님의 그런 발언은 결국 페어플레이를 기본 덕목으로 하는 스포츠에서조차 공정하게 경기를 즐길 수 없는 팀과 그런 팬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사살하는 것밖에 안됩니다. 잘하든 못하든 호남혐오라는 가불기가 걸려 있는 셈입니다. 그건 기아팬 스스로 채운 족쇄가 아니니 억울할 따름입니다. 칼을 쥐는 방향은 아무도 모르지만 칼끝이 향하는 방향은 단 한곳입니다. 실체 없는 혐오에 당하는건 결국 님같은 경상도 연고지 팬이 아니라 호남 연고지 팀과 그들의 팬입니다.


 저는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왔음에도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한다는 이유로 호남혐오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본가가 대구에 있고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함에도 조롱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니 저는 호남혐오의 가해자로서도, 피해자로서도 당사자성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혐오의 근간에 어떤 의식이 박혀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겪어왔습니다. 그래서 님같은 사람이 안타깝습니다. 여성혐오에는 예민하게 반응할 줄 알지만 호남혐오에는 무딘 경상도 여성들은 호남 여성들에게는 또다른 가해자가 됩니다. 호남 여자들은 이제 이 상황을 정상적으로 바로잡자는 얘기도 하지 않아요. 님같은 사람들에게 그게 호남혐오인 걸 알아달라, 그렇게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제발 입밖으로 꺼내지만 말아달라 합니다. 여성혐오로 치환해서 생각해 보세요. 그 사람들이 얼마나 무력감을 느끼는지 짐작이 되세요? 여성혐오를 생각으로 할 수는 있지만 대놓고 하지는 말아달라, 여성혐오적 발언이 혐오라는 것임을 알아달라, 고작 그것을 바라고 있는 겁니다.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인데 또다시 긁어서 파낼 이유가 대체 뭐란 말입니까. 그래도 문제의식 없이 기아팬 긁으신 님은 호남사람들이 태어날때부터 가지는 높은 의식 수준을 평생이 가도 절대로 경험해보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수치를 알고, 잘못을 알아야 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이 아니라, 정말로 최악이 되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제부터라도 부디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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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명. 롯데 자이언츠 팬인 어느 트위터 사용자를 향한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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